예견된 수순이었고 수준이었다. 박근혜 부역언론인 김장겸과 방문진 여당이사들은 공영방송을 책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힘든 이들을 지역MBC 사장에 선임하거나 유임시켰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표현마저 아까운 인물들로 서울MBC와 지역MBC를 가득 채우고 만 것이다. 사장 선임 과정은 지역 MBC 구성원들을 철저히 배제했으며, 최소한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인 사장추천위원회조차 없었다. 말 그대로 밀실에서 일사천리로 선임됐다.
지역사 사장은 이번에도 박근혜–김장겸의 아바타이자 낙하산으로 보이는 이들이 차지했다. 특정한 능력이나 비전은 찾아볼 수 없고 오로지 특정인과의 개인적 인연만이 이번 인사의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다. 왜 해당 지역사에 그 사람이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없고 납득할 만한 이유를 찾기도 힘들다. 그저 박근혜–김장겸의 충복으로 불릴만한 이들이 보일 뿐이다. 지역방송문화를 견인하고 공영방송 MBC의 정체성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은 단 한명도 없다.
지역MBC 구성원들이 폐지를 강력히 요구했던 공동상무제 역시 더 강화됐다. 이미 무용지물로 판명난 공동상무제는 오로지 인위적 통폐합을 위한 제도이기에 폐지가 당연하지만 김장겸은 오히려 무능한 공동상무들을 재신임하며 어깃장을 놓았다. 결국 이번 지역사 사장과 임원 인사는 이명박–박근혜 체제에서 반복된 서울MBC의 퇴행을 지역으로 확대하려는 획책이다. 서울MBC 보도국과 편성국 등에 몸담은 채, 조롱받는 MBC를 수수방관하며 일신의 영달만을 쫓던 이들을 지역사에 낙하산으로 내리꽂았기 때문이다. 태생적 한계를 지닌 이들은 쫓겨나는 그날까지 오로지 김장겸의 눈치만 살피며 경영이 아닌 통치 대리인에 머물며 지역MBC를 부패한 세력에게 헌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이들이다.
언론개혁 입법시 지역MBC 사장 선임구조 개선해야
하지만 지역MBC를 박근혜 체제 연장의 수단으로 삼겠다는 획책은 절대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공정보도, 진실보도에 힘써온 지역 MBC 구성원들은 이번 인사의 속내를 꿰뚫어 보고 후안무치함에 분노하며 공영방송인이라는 결의를 더욱 다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역MBC를 구체제, 부패체제의 확장 영토로 삼으려는 시도는 실패할 것이며 시대정신에 반해 부화뇌동하거나 동조한 자, 침묵한 자들은 뼈저린 대가를 치를 것이다. 우리는 이와 함께 가까운 시일 안에 방문진법 개정안을 비롯해 일명 언론장악 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할 때, 지역MBC의 공영성과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안이 함께 논의되길 기대한다. 40년 가까이 이어져온 서울MBC와 지역MBC 사이의 불합리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이제 거부할 수 없는 큰 흐름이 됐기 때문이다.
2017. 2. 28.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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