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울에 미쳐 있다”던 오세훈,
대체 어디에 미쳐 있는가
오늘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캠프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MBC 기자들을 상대로 무더기 고발을 감행했다. 오세훈 캠프는 “선거 직전 유권자의 눈과 귀를 가리는 악의적인 왜곡·편파 보도와 선거 개입 시도가 있었다”는 황당한 궤변을, 국민의힘 행안위원들은 “공영방송 MBC가 사실 전달이라는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뻔뻔한 적반하장을 고발의 변으로 내세웠다.
MBC의 이번 GTX 관련 보도는 서울 강남 한복판 지하 복합개발 공사 현장에서 무려 2,500여 개의 주철근이 누락돼 당초 계획의 절반 수준으로 시공되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밝혀냈다. MBC가 취재에 착수하자 국토교통부는 긴급 현장점검을 벌였고, 서울시와 국가철도공단에 대한 감사 등 후속조치에 나섰다. 국내 최대 규모의 지하 공간을 조성하는 초대형 공사에서 부실시공 정황을 포착하고 현장 확인과 관계자 취재, 복수의 문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거쳐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공영방송으로서 마땅히 다해야 할 의무이자 사명이다. 사업비 무려 1조 7천억 원을 들여 만드는 잠실 야구장 30개 크기의 공간, 이곳의 안전이 ‘뼈대 없는 모래성’처럼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정황 앞에 어떻게 언론이 침묵할 수 있는가. 오세훈 후보는 서울시장으로서 이러한 상황을 초래했던 책임을 통감하고, 오히려 시민의 안전을 지키고자 한 MBC의 보도에 감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오세훈 후보는 오늘 관훈토론회에서 자신을 “서울 시민 삶을 국제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미쳐 있는 놈”이라고 표현했다. 어불성설이다.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의 악몽이 생생하게 남아 있는 시민들의 일상이 또다시 위협받을 수 있는 화근을 목격한 상황에서, 본인은 도대체 무엇에 미쳐 있다는 말인가.
만약 MBC의 보도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가 보장하고 있는 정당한 절차를 밟으면 된다.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나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심의 신청, 정정 및 반론 보도 청구 등 제도적 수단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릴 기회가 얼마든지 열려 있다. 그러나 오세훈 캠프와 국민의힘은 이 모든 상식적인 절차를 전격적으로 건너뛴 채, 보도 닷새 만에 곧바로 ‘경찰 고발’이라는 극단적인 형사 조치를 강행했다. 현장 기자 개개인에게 압박을 가해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고, 권력에 대한 비판 보도를 원천 봉쇄하려는 무도한 겁박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명백한 언론자유 침해다.
이러한 행태는 전혀 낯설지 않다. 우리는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 시절, 30년 넘는 역사를 가진 공영방송 TBS의 숨통을 끊은 ‘공영방송 탄압범’임을 잘 알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윤석열 내란 정권 당시 국민의힘이 검찰, 경찰, 방통위 등 정부 기관들을 앞세워 공영방송 MBC에 온갖 광란의 칼날을 휘둘렀던 시간들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아직도 공영방송을 짓밟고, 입을 틀어막는 방식으로 진실을 가릴 수 있다고 믿는 것인가.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는 오세훈 캠프와 국민의힘에 엄중하게 경고한다. 이번 고발 사태는 공영방송 MBC는 물론, 언론 자유 전체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무도한 형사 고발을 즉각 취하하라. 표 계산에만 급급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는 비열한 수작은 결국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2026년 5월 2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