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인가? 편파 왜곡 선거방송심의위 해체하라

누가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인가?

편파 왜곡 선거방송심의위 해체하라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횡포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다. 선방심위는 어제, MBC 뉴스데스크의 지난달 27일 일기예보에 대해 법정제재를 전제로 한 의견진술을 의결하며 중징계를 예고했다. 서울지역 초미세먼지 농도가 이례적으로 ‘1’을 기록했다는 것을 환경부 지정색인 파란색 그래픽으로 보여준 것이 특정 정당을 위한 불법 선거운동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해당 일기예보에 대한 언론사 질의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선방심위는 이례적으로 신속 심의안건으로까지 올리며 호들갑을 떨더니, 기어이 법정제재 수순에 들어갔다. 선방심위는 또, 당시 보도에 대한 국민의힘 등의 문제 제기에 대해 뉴스데스크를 통해 보도 경위를 설명한 것을 놓고도 ‘자사 이익’ 보도라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펼쳤다. 상상치도 못한 논란을 억지로 만들고 징계의 칼날을 휘두르는 것 자체도 어이없지만, 논란에 대해 해명한 것을 두고도 중징계를 내리겠다는 것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하란 말인가.

 

  이뿐만이 아니다. 선방심위는 ▲ ‘바이든-날리면’ 보도에 중징계를 내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와 관련해 MBC가 자사에 유리한 보도를 했다, ▲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청부민원’ 보도에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경찰 수사만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왜곡했다, ▲의대 정원 증원 관련 보도에서는 정부가 무리하게 증원을 추진하는 것처럼 왜곡했다는 등 선거와 별 관련 없는 내용들까지 트집을 잡고, 심지어 이미 방심위에서 심의한 것까지도 또 징계하겠다고 날뛰고 있다. 오로지 MBC만을 표적 삼아 막가파식 심의 테러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목적은 단 하나다. 권력 감시 보도를 이어가고 있는 MBC의 입을 완전히 틀어막겠다는 것이다. 묻고 싶다. 선거운동은 누가 하고 있는 것인가. MBC인가,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인가.

 

답정너벌점 폭탄MBC 재갈 물리기 중단하라

 

  MBC 보도가 안건에 오른 순간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대다수 선방심위 위원들은 MBC가 날씨 보도를 통해 정치 선동을 한 것이라고 기정사실화했다. TV조선 추천 손형기 위원은 “날씨까지 이용하는 MBC의 교묘한 정치적 편파에 상당히 분노한다”며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냈다. 권재홍 위원은 “미세먼지 1의 뉴스적 가치도 없고, 다분히 시청자들에게 특정 정당의 기호를 연상하게 한 것”이라고 단정했다. 날씨 보도를 신속 심의안건으로 상정하자고 주장한 국민의힘 추천 최철호 위원은 “서울이 1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허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날씨 보도에까지 정치적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코미디”라는 의견은 비상식적 주장 속에 묻혔다. ‘일기예보가 국민들의 표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상식적 의문은 존재하지 않았다. 방송 제작의 자율성이나 표현의 창의성 등에 대한 고려도 없었다. 오로지 붉은 색안경을 쓴 채 제작 당사자도 알 수 없는 정치적 의도를 덧씌우려는 생떼만 반복됐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선거방송심의위의 타깃은 오로지 MBC였다. 그동안 선방심위가 의결한 비상식적 제재 수위만 봐도 명확하다. MBC [뉴스데스크], MBC라디오 [뉴스하이킥]과 [시선집중]이 집중 표적이었다. 이날 [시선집중]의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 인터뷰를 문제 삼아 법정제재인 ‘주의’를 의결한 것까지 포함해 MBC에만 무려 8건의 법정제재가 내려졌다. 법정제재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위인 ‘관계자 징계’(벌점 4점)가 무려 5건, 그다음 수위인 ‘경고’(벌점 2점)가 2건이다. 2008년 이후 선방심위가 ‘관계자 징계’를 내린 것은 단 두 차례에 불과했지만, 이번 선방심위는 출범한 지 채 석 달도 되지 않았음에도 MBC에만 ‘관계자 징계’를 다섯 차례나 내린 것이다. 올해 들어 MBC가 선방심위에서 받은 벌점만 25점으로, 다른 방송사 모두를 합한 것보다 월등히 많다. 여기에 방송통신심의위의 벌점 테러까지 합하면 더 크게 늘어난다. 방통위는 올 연말 MBC에 대한 재허가 심사에서 이 벌점들을 감점 요인으로 악용하려 할 것이다. 결국 선방심위 등의 벌점 테러는 MBC를 무너뜨리려는 정권 차원의 계산된 움직임이며, 살고 싶으면 입 다물고 권력에 충성하라는 공개 협박인 것이다.

 

선방심위 구성부터 편파당장 해체하라

 

  선거방송심의위는 애초 구성 자체부터 대놓고 편파적이었다. 현행법상 선방심위는 국회 교섭단체·중앙선거관리위원회·대한변호사협회와 방송사·방송학계·언론인단체·시민단체에서 추천받은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방심위원장 류희림은 그동안 대표성을 인정받아온 단체들을 제외하고 일방적으로 보수 성향 단체들에게 추천권을 부여했다. 언론인단체 몫을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편파 보도를 일삼으며 공영방송을 권력에 갖다 바쳤던 주역들이 주축이 된 공정언론국민연대에, 방송사 몫을 TV조선에 주는 식이었다. 선방심위 백선기 위원장은 류희림의 박사 논문 지도 교수다. 이런 식이다 보니 선방심위는 사실상 여야 ‘8대1’이라는 편향적이고 기형적 구조로 변질됐다. 애초에 공정한 심의는 기대조차 할 수 없는 조직인 것이다.

 

  특히 공언련 현직 이사장인 권재홍, 공언련 전 대표인 최철호는 편파·왜곡 심의의 선봉에 서 있다. 공언련이 MBC 보도에 생트집을 잡고 민원을 접수하면 공언련 출신 인사들이 나서 중징계를 내리는 식이다. 말 그대로 ‘셀프 민원, 셀프 심의’다. 권재홍, 최철호는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권익위에 신고가 접수됐지만, 심의를 회피하기는커녕 앞장서 징계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부당노동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은 권재홍을 지난달 사면해 준 것은, 대놓고 MBC 탄압에 앞장서는 이런 사냥개 역할을 원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이미 사회적 흉기가 돼 버렸다. 선거방송심의라는 무거운 사회적 책임감이나 공명정대함은 안중에도 없다. 공정한 심의를 논할 자격조차 없는 이들이 편파와 왜곡, 억지와 아집으로 중징계를 쏟아내고 있을 뿐이다. 정권 차원의 방송탄압 앞잡이가 돼 버린 선방심위는 더 이상 존재 이유가 없다. 즉각 해체해야 한다. 윤석열 정권에도 경고한다. 심의를 가장한 막가파식 전횡과 폭력을 멈추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혹독한 국민적, 역사적 심판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2024년 03월 1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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