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카시즘적 언론장악 광풍(狂風)을 당장 멈추라

말 그대로 광풍(狂風)이다. 갑작스럽게 김만배-신학림 금전 관계를 문제 삼아 대통령이 앞장서고 모든 국가 기관과 집권 여당 등이 총동원돼 휘몰아치는 형국이다. 보도 자체를 ‘허위’, ‘조작’, ‘가짜뉴스’로 기정사실화하고, ‘대선 공작’, ‘국기 문란’, ‘사형’ 등 살벌한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고 있다. 정부 여당은 공개적으로 언론사에 대한 폐간을 압박하고 있고, 이동관 체제의 방통위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인·허가 취소’ 운운하며 해당 내용을 보도한 모든 매체에 대해 칼날을 휘두를 것을 예고했다. 마치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떼로 달려들어 난리법석을 떠는 목적은 단 하나, 공영방송 MBC를 포함한 언론장악이다.

 

금전 거래만으로 허위, 조작?전제 조건 외면한 낙인찍기

 

차분하게 짚어보자. 현재까지 밝혀진 것은 김만배 씨와 신학림 씨 사이에 1억 6천 5백만 원 상당의 금전 거래가 있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친밀한 선후배 사이이고, 김만배가 신학림의 책을 구입한 거래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검찰은 대선에 영향을 끼칠 목적으로 김만배의 ‘허위’ 인터뷰를 신학림이 뉴스타파에 제보해 보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인터뷰 내용이 ‘허위’인지, 그리고 이 인터뷰를 ‘대가’로 돈을 받은 것인지, 그리고 보도를 한 매체가 이런 ‘공작’을 알고도 보도를 한 것인지 밝혀져야 할 전제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지난 1일 검찰이 신학림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한 뒤, 대통령실은 ‘희대의 대선 공작 사건’이라고 낙인찍었다. 이후 검찰과 방통위, 국민의힘과 보수 언론들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내용들을 기정사실화하며, 뉴스타파는 물론 이를 보도한 MBC와 KBS 등 공영방송도 누군가의 공작에 공모한 것인 양 몰아가고 있다. 하지만 김만배의 인터뷰를 최초 보도한 뉴스타파는 두 사람의 금전거래를 전혀 알지 못했으며, 이를 확인하지 못한 것은 사과하지만 해당 보도 자체가 완전한 허위였다거나 대선 개입 의도가 있었다는 공세에 대해선 강력히 맞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MBC의 보도를 살펴보자. 지난해 3월 7일 뉴스데스크는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해 보도했다. 김만배의 육성 인터뷰 내용을 전하는 한 꼭지, 인터뷰의 배경이 된 윤석열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해 설명하는 한 꼭지, 김만배 육성 인터뷰 중 이재명 후보에 대해 언급한 내용 한 꼭지, 마지막으로 이에 대한 여야 공방을 다룬 한 꼭지다. 엄밀히 말하면 당시 윤석열 후보에 대한 김만배 인터뷰를 인용한 보도는 두 꼭지였고, 이 중 하나는 배경 설명 리포트였다. 이에 대한 보도 가치 판단은 당시 보도 책임자들의 몫이었다. 일각에선 인용 보도 자체를 문제 삼지만, 대장동 사건의 핵심인 김만배의 육성 인터뷰가 공개됐음에도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면 그 또한 논란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같은 사실관계와 배경 등을 모두 무시하고, 마치 MBC가 뉴스타파 등과 ‘공모’해 ‘허위’ 인터뷰를 ‘대대적으로’ 보도함으로써 ‘대선 공작’에 나섰다고 몰아가는 것은, 터무니없는 억지 그 자체다.

 

기자 고발에 인허가 겁박까지광기(狂氣)를 멈추라

 

해당 보도가 나간 지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아직 김만배-신학림의 금전 거래 외에는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와 집권 여당이 보이고 있는 행태는 상상을 초월한다. 국민의힘은 당시 인터뷰를 보도한 기자들을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무더기 고발했다. 리포트를 한 MBC 기자 4명도 포함됐다. 고발 주체인 국민의힘 가짜뉴스·괴담방지 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인 김장겸은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안철수 논문 표절’ 오보를 주도했던 당시 MBC 정치부장이자, 적폐 시절 MBC 뉴스를 공정성을 앞장서 훼손시켰던 장본인이다. 뿐만 아니라 ‘윤핵관’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방통위에 권한도 없는 인터넷 매체의 ‘폐간’까지 대놓고 주문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오늘 “조직적, 체계적으로 아주 치밀히 계획된 대선 선거공작이고 민주공화국을 파괴하는 쿠데타”라고 규정하고, “사형에 처할 만한 국가반역죄”라는 망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여기에 이동관 체제의 방통위는 이번 사건을 이용해 공영방송 장악을 더욱 거칠게 밀어붙일 태세다. 이동관은 “이번 사건이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 범죄행위이자 국기문란행위”라면서, 가짜뉴스를 한 번이라도 보도하면 해당 언론사를 폐간시킬 수 있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또 언론사의 팩트체크 시스템에 대한 실태점검을 통해 문제가 발견되면 재승인·재허가를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대놓고 엄포를 놓았다. 방송사 인허가권을 무기 삼아 언론을 대놓고 통제하고 심지어 없애버리겠다고까지 겁박하는 것이다.

 

일련의 상황은 1950년대 매카시즘을 떠올리게 한다. 오로지 권력의 힘과 여론몰이로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들을 부도덕한 ‘범죄 집단 카르텔’로 낙인찍고, 법과 절차도 무시한 채 심판하고 처벌하려는 행태다. 이번 사건을 언론장악의 결정타로 삼고자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모든 국가 기관과 집권 여당이 벌떼처럼 달려들고 있다. 윤석열 정권의 온갖 실정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겁박해 국면을 전환해보겠다는 속셈이란 걸 국민들은 알고 있다. 당장 언론장악 광풍(狂風)을 멈추라. 무리수를 넘어 광기(狂氣)로 똘똘 뭉친 언론장악 음모는 오히려 정권의 몰락만 앞당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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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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