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실위는 2025년 1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을 선정했습니다.
좋은 보도와 프로그램에 감사드리며,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좋은 보도상
(1) ‘대법원도 문제삼지 않은 즉시항고’ 단독보도
<수상 소감>
서울지부 윤상문 조합원
보도가 이뤄진 3월 14일은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취소에 대한 즉시항고 기한 마지막날이었습니다. 검찰은 이미 윤 전 대통령을 석방했지만 ‘석방 후 즉시항고’는 여전히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보도를 통해 대법원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는 게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래서 검찰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습니다. 보도됐던 대법원 결정들은 대검에서도 검토하지 않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 즉시항고 포기, 윤 전 대통령 석방이었습니다. 대검은 대법원 결정들을 새롭게 검토 해놓고도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법원의 구속취소부터 검찰의 즉시항고 포기까지 모든 과정은 법조인들의 화려한 법 ‘기술’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은 전례 없이 구속기간을 날이 아니라 시간으로 계산하라 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줬습니다. 그리고 검찰은 영장주의 위반이라는 그럴듯한 선제적 위헌 판단으로 즉시항고를 포기했습니다. 모두 윤석열 전 대통령 한 사람만을 위한 부당한 결정들이었지만 법적 논리는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아쉬움이 남습니다. 보도했던 대법원 결정들은 모두 사흘 전 찾아놓고도 법지식이 부족해 의미를 명확히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2심 법원의 구속취소에 대한 즉시항고는 ‘재항고’라고 표시되는데, 재항고도 즉시항고라는 걸 처음엔 몰랐습니다. 이틀 일찍 보도했으면 그래도 더 논의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큽니다.
그래도 이런 저희의 취재 과정을 높이 평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함께 치열하게 고민하고 기사 쓰는 법조팀장과 데스크, 팀원들 덕분입니다. 다음에도 똑같이 법기술자들의 ‘장난’을 마주하게 됐을 때 이번 즉시항고 포기 사태를 기억하며 더 치열하게 취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 코레일 휠체어 좌석 ‘가짜 매진’ 연속보도
<수상 소감>
충북지부 김은초 양태욱 신석호 조합원
코레일 앱, 저도 자주 이용합니다. 서울 집에 오가면서 기차 탈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일반석이 아닌 휠체어 좌석을 예매하는 방법은 이번에 취재하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취재원의 제보가 아니었다면 찾아볼 일도 없었을 겁니다. 이처럼 눈에 잘 띄지 않으니, 설명도 대책도 없이 유독 휠체어 좌석만 한 달씩 매진시켜 놓아도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봅니다.
취재 과정에서 알고 보니, 코레일은 항상 이랬습니다. 기차역이나 지하철역 엘리베이터가 고장 날 때마다 “다른 역을 이용하라”고만 했습니다. 휠체어 이용객은 엘리베이터 말고는 이동할 방법이 없으니 아예 열차를 타지 말라는 겁니다. 수도권에 있는 지하철역이라면 그동안 큰 문제가 안 됐을 수도 있었겠다 싶었습니다. 다른 역과 거리가 비교적 멀지 않을 테고, 버스나 장애인 콜택시 등 대체 교통수단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지방에 있는 기차역은 사정이 다릅니다. 충주역에서 가장 가까운 기차역은 11km 떨어진 시외에 있어 차를 타고도 10분 넘게 가야 합니다. 장애인 콜택시도 잘 안 잡히는 곳이라 더 불편합니다. 결국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다는 이유로 그 모든 불편을 장애인들에게 오롯이 전가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가짜 매진’은 장애인을 향한 기만으로 느껴졌습니다. 기차역에 직접 가보지 않으면, 매진 사유가 역 엘리베이터 고장 때문이라는 것도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매진 표시가 사전에 안내한 것”이라는 역무원의 대답도, 예매 앱에 팝업창으로 공지 하나 띄우는 것도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코레일 측의 대답도 차별에 대해 무감각한 모습을 단면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한 달 걸린다던 역 엘리베이터 공사가 씁쓸하게도 하루 만에 끝났습니다. 코레일은 앞으로도 엘리베이터가 고장 날 경우를 대비해 여러 방안을 찾겠다고 했습니다. 사실 쉽지는 않아 보이는데, 우리 지역만이 아니라 전국에서 똑같이 발생하고 있던 문제이니 이번에는 꼭 제대로 된 대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프로그램상
(1) <라파엘리포트-윤석열은 왜?>
<수상 소감>
서울지부 김호성 조합원
국정농단을 수사하던 검사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그리고 스스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자로 전락한 윤석열. 이번 <라파엘 리포트 – 윤석열은 왜?>는 ‘영국 외신기자’라는 제3자의 시선을 통해 윤석열의 과거 행적을 따라가며, 결국 그를 파멸로 이끈 근본적인 원인을 추적하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우리는 단일 사건의 나열을 넘어, 윤석열이라는 인물과 권력 구조가 어떻게 충돌했고 그 결과 대한민국 헌정 질서가 어떤 위기를 맞게 되었는지를 기록하고자 했습니다.
이번 작업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끝까지 취재를 이어간 라파엘 라시드 기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 <빛나는 나의 도시 ‘우리들의 광장, 금남로’>
<수상 소감>
광주지부 백재훈 조은영 조합원
생방송 <빛나는 나의 도시>는 중앙집중화 시대 속에서 점차 소외되고 있는 지역의 목소리를 다시 조명하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입니다. 매주 광주·전남 곳곳을 찾아가 지역민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일상의 빛나는 순간들을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별기획 시리즈 <우리들의 광장 금남로> 역시 그 맥에 맞닿아, 비상계엄부터 대통령 파면까지 123일간 광주에서 일어난 순간들을 기록하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지난겨울 사상 초유의 계엄 사태에 온 국민은 깊은 불안과 분노를 느꼈고, 특히나 광주 시민들은 44년 전 5·18의 트라우마를 다시금 떠올려야 했습니다. 그러나 80년 오월의 시민들이 그러했듯, 2025년의 광주 시민들 또한 주저 없이 금남로에 모여 연대하고 투쟁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한번 시민들의 손으로 단단한 민주주의를 지켜냈습니다. 이번 특별기획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민주주의의 심장, ‘금남로’의 가치를 조명하고 광장을 가득 채운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긴 시간 동안 함께 제작에 힘써준, 그리고 오늘도 변함없이 힘쓰고 있는 <빛나는 나의 도시> 제작진 모두의 상입니다. 앞으로도 지역의 소리와 시민의 삶을 담아내는 방송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