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외교부가 소송 안 해주면, 윤석열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외교부가 소송 안 해주면, 윤석열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내란수괴 윤석열의 ‘바이든-날리면’ 사태 3년 만에 외교부가 MBC에 사과 의사를 밝혔다. 조현 신임 외교부 장관은 어제 취임사에서 “외교부가 MBC를 제소한 것은 분명히 잘못”이라며 “외교부를 대표하여 MBC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앞서 인사청문회에서도 “사과를 포함해 모든 일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매듭짓겠다”며 외교부가 MBC를 상대로 진행 중인 ‘바이든-날리면’ 정정보도 소송에 대해 취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만시지탄이나, 외교부가 그간의 과오를 인정하고 국민의 혈세를 수천만 원씩 써가며 무리하게 밀어붙였던 소송을 거두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결코 외교부의 소 취하와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3년간 이어진 이 황당한 소송극의 진짜 주범은 누구인가. 정권 차원의 ‘공영방송 MBC 죽이기’ 시도, 언론 겁박의 최정점에 있었던 내란수괴 윤석열에게 분명한 책임을 지금부터 하나하나 물어야만 한다.

 

 

공식 외교 석상에서 비속어와 욕설, 부적절한 발언으로 한미동맹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린 장본인은 다름 아닌 대통령이었던 윤석열이다. 그러나 발언의 당사자인 윤석열은 지금까지 단 한 마디 제대로 된 해명도, 사과도 한 적 없다. “잘 들어보면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는 희대의 망언은 김은혜 당시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입을 통해 대신 나왔고, “대통령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형사고발에 나선 주체는 당시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이다. 윤석열이 직접 한 것은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해 국민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적반하장의 궤변과, MBC를 정조준한 ‘좌표 찍기’였다. MBC와 똑같이 ‘바이든’이라는 발언 내용을 보도한 148개 언론사를 제쳐두고, 외교부는 오로지 MBC에만 소송을 제기했다. MBC 기자들만 대통령 전용기 탑승에서 배제하는 치졸한 행태도 서슴지 않았다. 여당은 “광고 중단”을 운운하며 노골적인 압박에 나섰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법정 최고 수위 제재를 가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경찰은 기자들을 수사했고, 국세청은 세무조사,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벌였다. ‘권력 감시와 비판’이라는 공영방송의 책무를 다한 MBC를 윤석열 정권은 ‘적’으로 규정했고, 그것을 신호로 권력기관은 사냥개처럼 MBC를 물어뜯었다. MBC 기자에게 가해진 회칼 테러 협박, 12.3 내란 당시 MBC에 대한 단전 단수 시도는 내란수괴 윤석열을 떠받드는 세력의 실체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어떠한 겁박에도 굴복하지 않는 MBC를 불법, 폭력, 야만을 동원해서라도 ‘꺼버리고’ 싶었을 것이다.

 

 

‘권불십년’이 아니라, ‘권불삼년’이었다.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진실을 판단한 국민들과 시민사회는 반헌법적인 내란 정권을 3년 만에 민주주의의 힘으로 몰아냈다. 헌법 위에 군림하려 한 권력, 언론을 통제하려 한 정권은 그렇게 퇴장당했다. 내란수괴 윤석열은 특검 수사를 받고 있고, 내란 정권 3년의 추악한 실체가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다. 곧 국민을 대신한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밝혀야 할 진실, 반드시 책임져야 할 일들이 남아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바이든-날리면’ 발언의 당사자는 대통령인데, 굳이 외교부가 소송에 나선 것은 팔이 비틀려 대리 소송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어느 직원이 자발적으로 그런 일을 했겠느냐, 매우 안쓰럽게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외교부가 당시 정권의 ‘방패막이’로 동원됐음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묻는다. 누가 외교부의 팔을 비틀었는가. 누가 명령했는가. 권력의 정점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지시가 내려왔기에, 외교부와 여당, 권력기관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MBC를 향해 움직였는가.

 

 

진실 보도를 한 언론사를 향해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라는 악의적인 왜곡 프레임을 씌우고 정부 부처가 직접 언론 탄압에 앞장섰던 지난 시간, 돌이켜봐도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결코 반복되어서는 안 될 부끄러운 역사다. 공영방송 MBC를 향한 정권의 광기 어린 칼날은 취재 일선의 기자들에게도 결코 회복되지 못할 피해를 입혔다. 오로지 사실 그대로를 보도했을 뿐인 기자들은 온갖 고초를 겪어야 했고, 지금도 수사에 시달리고 있다.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 ‘바이든’,‘날리면’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발걸음은 이제 첫발을 디뎠을 뿐이다. 단순히 윤석열 ‘발언’의 진위를 따지는 것을 넘어 외교부뿐 아니라 국가기관이 총동원된 MBC 탄압, 그리고 내란 당시 MBC에 대한 단전 단수 시도까지, 그 전모를 낱낱이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권력자의 망상이 낳은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우리는 내란 잔당들의 죄상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할 것이다.

 

 

 

 

2025722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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