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아픔은 없어야 합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고(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에 대한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고 밝힌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참담한 심정으로 받아들입니다. 고인의 고통과 비극 앞에 깊은 슬픔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번 특별근로감독 과정에서 고용노동부는 MBC 전 직원을 대상으로 조직문화 전반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총 1,726명 중 252명, 전체의 14.6%가 조사에 응답했고, 그중 절반에 가까운 115명이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 피해를 직접 경험했거나, 동료의 피해 사실을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MBC라는 조직 안에 그동안 누구도 충분히 들여다보지 못했던 사각지대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대목입니다. 우리의 일터가 과연 모두에게 충분히 안전하고 존중받는 공간이었는지, 혹은 안전과 존중의 기준에 차별은 없었던 것인지 되묻게 됩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이와 같은 경험을 털어놓았다는 사실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MBC의 조직문화와 업무 관행, 관리 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하고, 그 개선 방향을 시급히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MBC본부도 그동안 구성원들의 아픔에 충분히 공감해 왔는지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MBC라는 조직을 지탱하는 힘은 그 안에서 일하고 있는 구성원 모두에게서 나옵니다. 회사는 고용 형태가 무엇이든 함께 일하는 모든 구성원을 존중하고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세상을 비추는 창이 되어야 할 방송이 정작 우리 일터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과 구성원의 존엄을 살피지 못했던 것은 아닌지 반문하게 합니다.
MBC본부는 이번 사안에 대한 회사의 후속 조치와 조직문화 개선이 말뿐인 약속에 그치지 않도록 그 과정을 끝까지 지켜보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겠습니다. 다시는 이와 같은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동조합으로서의 책무를 잊지 않고, 모든 구성원이 존중받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5년 5월 1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