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지부 성명] 한기현 사장은 노사 신뢰 관계를 무너뜨렸다 (① ′지부의 비협조’ 사실 관계 위주)

정말 목불인견에 아전인수가 이만할까?

MBC충북 한기현 사장이 휴일 심야에 올린 입장문을 보면, 본인은 엄청 잘하고 있는데 노조가 발목잡고 노조가 잘못했다는 식이다. 한 사장의 삐뚤어진 노동 인식이 가득 차 있음을 방증할 뿐이다. 먼저 ‘지부의 비협조’로 언급한 사실 관계부터 바로잡고자 한다.

 

지난 해 3월 사장 취임식 한 달 뒤 쯤, 한 사장은 대뜸 ‘MBC충북 위기 관리 계획(1단계)’이라며 5쪽 짜리 문서를 건넨다. 여기에는 ‘생존경영’ 목록으로 3가지가 포함된다. 퇴직금 누진제 폐지, 집단성과급제 도입, 임금피크제 강화(이후에도 이 3종 세트는 여러 차례 등장한다). 이 때는 6개월간 21%의 임금 반납에 이어 10% 반납이 6월까지 진행되는 상황이었다. 한 사장은 지난 1년 동안 임금 삭감으로 떨어진 구성원 사기를 올릴 필요가 있다면서, 전임 사장 때 이뤄진 단편적인 임금 반납이 아닌 더 크고 지속적이고 제도적 변화에 따른 삭감안을 요구한 것이다. 사기 올려 주려고 더 삭감해야한다는 걸 어떻게 이해하나? 내용 자체도 선뜻 합의할 수 있는 수준인가? 협의를 지속하자는 것이 노조의 일관된 입장이다.

 

‘노조의 비협조’를 강조하기 위해 한 사장이 빼놓은 것 중 그 ‘위기 관리 계획’ 상 ‘연주소 효율화’ 사업이란 게 있다. 청주 충주 두 개의 연주소 운영으로 인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한 곳으로 집중화 하는 작업으로 2년 가까운 노사TF의 조사와 논의 끝에, 청주 연주소 집중화로 결정된 부분이다. 이 결정으로 지난 해 10월부터 충주연주소의 뉴스와 TV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 기능이 모두 청주로 이관됐다. 당연히 충주 연주소 근무자들의 이해와 희생이 수반돼서 가능했던 일이다. 사측은 이 조치로 한 해 6억 4천만원이 절감된다고 분석했다. 이 조치를 놓고 노사 양측 모두 MBC충북 합병 이후 최대의 변화라고 평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당시 충주 노조 집행부는 일부 노조원들의 불만과 비난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지경에 봉착하기도 했다. 한 사장은 노사협 때 “충주 구성원들이 배려해 주시고 협조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데도 노조의 비협조를 얘기하는 건가?

 

하나 더, 누진제 폐지 등 임금체계 개편을 성실하게 협의한다는 내용을 지키지 않는다고 언급한 부분을 보자. 작년 10월 13일 공통 임금 협약이 체결되고 한 달 쯤 지나 단수제 도입을 위한 충북노사 소위원회가 구성돼 활동에 들어갔다. 이후 공식적인 소위원회 자리만 7번이다. 임금피크제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지난 5월 26일 당일에도 그간 협의된 내용을 놓고 청주 충주 지부장과 사장 등이 만나 의견을 나누던 자리였다. 노조는 임금피크제 2년을 앞당기는 내용이 포함된 수정안을 제시했고 사장은 이에 부정적이었다. 이것으로 단수제 논의는 지금까지 중단됐다. 이를 놓고 사장은 노조가 성실하게 협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본인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성실하지 않다는 얘기란 말인가? 바로 그 다음 달 열린 노사협에서 한 사장 스스로가 “(임금피크제가) 전체적으로 방향이 결정되지도 않았고 법률적으로도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데,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고민을 해서 어느 정도 방향이 잡히면 그때 노사 간의 논의 절차에 들어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발언하지 않았나? 노조가 불성실하게 협의에 임했다면 더 확실한 물증으로 들이대라,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사실까지 왜곡해서는 안 될 말 아닌가?

 

타임오프제도 보자.

 

MBC충북 합병은 결과적으로 여러 역시너지 상황을 불러왔다. 거의 모든 부문에서 크고 작은 갈등과 구조적 비효율성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현재 6년여의 세월이 흐르면서 각 구성원들은 정말 진정한 한 식구가 되기 위해 공동체적 의식 등을 키워 가는데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 중 노동조합도 포함된다. 올해는 충주지부장 임기까지 단축하면서, 청주 충주 두 노조의 통합 출범을 위한 노력을 노조 안팎에서 경주하고 있다. 우리 스스로 고쳐가는 중이다. 이런 마당에 한 사장의 뜬금없는 타임오프 얘기는 MBC충북 합병의 속사정과 노조를 전혀 이해하려 들지 않고 있는 단면에서 나왔다고 본다. 서슬 시퍼렇게 노사가 대립하던 적폐시절 사장 때도 이 부분은 용인과 함께 존중으로 어겨졌다. 한 사장은 끝내 노사 상호 신뢰의 대원칙을 저버렸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한 사장은 취임인사에서 ‘좋은 노사관계는 위기극복과 회사 발전을 위한 초석’이라고 했다. 하지만 다 믿지는 않았다. 한 사장의 imbc 이사 시절 노동관을 대략 엿봤기 때문이다. 노조에 대한 이런 인식은 결코 한 순간에 온 것도 아니고 바뀔 가능성도 없다고 본다. 이제는 글렀다. 본사 이사진도 노사관계의 파국으로 몰고 오는 이런 사장의 노동관과 부합하는지 묻고 싶다.

 

 

2022. 10. 24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충주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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