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밀실·졸속 채용을 취소하라

MBC, 박근혜 체제 몰락 직전 또 대규모 인력 채용 강행
공영방송 파괴와 박근혜 체제 3년 연장을 위한 최후의 저항

회사가 지난 주말 대규모 일반직 경력사원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편성·제작·보도·경영·기술 등 전 부문이 망라돼 있다. 신규 채용 인원은 40여 명, 기존 계약직 사원의 일반직 전환까지 합치면 무려 60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아나운서와 예능·드라마 조연출 등도 계약직으로 채용한다. 지난 2012년 파업 이후 최대 규모의 채용이다.

MBC는 콘텐츠 중심의 미디어그룹을 표방하고 있다. 우수하고 창의적인 인재는 방송사의 가장 핵심적인 자산이다. MBC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인력 채용에 가장 큰 공을 들이며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지켜온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김재철, 안광한 체제에서 이 절차는 완전히 붕괴됐다. 이번 채용 역시 졸속, 주먹구구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안팎의 비판을 무시하며 차기 사장 선임을 밀어붙이고 있다. 회사의 경영진 교체를 앞두고 난데없이 엄청난 규모의 채용을 강행하고 있다. 인력 수급 조사는 단 며칠 만에 졸속으로 진행됐다. 심지어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고했는데도, 무조건 인력을 채용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부서들도 있다. 이 같은 기형적 졸속 채용의 속셈은 무엇인가?

현재 MBC는 인력이 부족하지 않다. 오히려 넘쳐난다. 회사는 지난 2012년 공정방송을 위한 노동조합의 파업 이후 무려 200명이 넘는 직원들을 원래 직종과 상관없는 이른바 ‘유배지’로 쫓아냈다. 현재도 기자 55명, PD 32명, 아나운서 11명 등 총 109명이 유배 상태에 있다. 법원이 잇따라 부당전보 판결을 내렸지만, 현 경영진은 법원 판결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다. 그 빈자리는 대체 인력으로 채워 넣었다. 2012년 파업이 시작되자마자 보도국의 시용기자와 경력기자를 대거 투입했다. 합법 파업에 대체 인력을 투입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다. 이후 5년간 채용된 일반직만 무려250여 명에 달한다. 경영진은 이들을 보도와 시사교양, 경영 부문의 주요 부서에 집중 배치했다.

MBC의 공채 전형은 원래 공정하고 까다롭기로 유명했다. 필기시험과 세 차례에 걸친 다층 면접 과정을 거쳤고, 전 과정은 인사부뿐만 아니라 현업 구성원들이 참여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졌다. 그러나 지난 5년 사이 이 같은 원칙은 붕괴됐다. 채용은 철저한 비밀주의를 고수하며 임원진과 극소수의 담당자들이 밀어붙이고 있다.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채용하는지 극소수 경영진 등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면접 과정에서는 사상 검증이 횡행했다. 경영진은 ‘당신은 보수냐, 진보냐’, ‘누가 차기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버젓이 던졌다. ‘녹취록 파문’의 당사자인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은 “인사 검증을 한답시고 지역도 보고 여러 가지를 다 봤다”고 실토했다. 공영방송의 채용에서 반사회적 ‘지역 차별’이 자행됐음을 자백한 것이다. 과연 이러한 채용 과정을 통해 MBC의 미래를 이끌어갈 창의적인 인재들을 뽑을 수 있는가? 현재의 MBC는 거대한 파놉티콘으로 전락했다. 자기 검열과 침묵만이 흐르고 있다.

최근 MBC는 경영진의 뉴스 사유화로 전 사회적인 지탄을 받고 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본질과 거리가 멀다고 이미 밝힌, 이른바 ‘고영태 녹취록’을 침소봉대하며 탄핵 기각에 목숨을 건 것처럼 보인다. 방문진이 낙점한 임기 3년의 차기 사장 최종 후보 3인, 권재홍· 김장겸· 문철호는 하나같이 MBC를 파괴한 주범들이다. 최후가 임박한 박근혜 체제의 생명을 어떻게든 연장하고, 설사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더라도 앞으로 3년 간MBC를 극소수 극우 세력과 박근혜 체제의 보루로 삼아 끝까지 저항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MBC 구성원들과 노동조합은 시청자와 국민의 이름으로 엄중히 경고한다. 방문진과 현 경영진은 박근혜 체제를 연장하겠다는 망상을 버려라. 탄핵당한 대통령의 보위와 자신들의 탐욕을 위해, 국민의 자산인 공영방송을 더 이상 파괴하지 말라. 이번 대규모 졸속, 밀실 채용은 극소수 박근혜 잔당과 현 경영진의 마지막 저항일 뿐이다. 밀실, 졸속 채용을 즉각 취소하라. 해직자와 부당전보 대상자들을 복귀시키라는 법원의 판결을 즉각 이행하라. 방문진은 박근혜 체제 연장책인 MBC 사장 선임 절차를 중단하라.

2017 2 20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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