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방송실천위원회가
2025년 4분기 좋은 보도·프로그램을 선정했습니다.
좋은 보도와 프로그램에 감사드리며,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좋은 보도상
(1) 산재 사각지대 연속보도
서울지부 홍의표, 정혜인 조합원


< 선정 이유 >
위 조합원은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산업재해에 노출된 노동자들의 현실을 심층 취재했습니다.
현장 취재를 통해 안타까운 사고 사례의 실태를 보여주는 것에 머물지 않고, 판례와 통계 자료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제도의 취약점을 짚어내고 개선 방향까지 제시했습니다.
성실한 취재를 바탕으로 좋은 기획 보도의 모범을 보여준 점을 높이 평가하여 이 상을 드립니다.
< 수상소감 >
‘산업재해’를 다룬 보도를 접할 때마다, 산재는 어디에나 있지만 동시에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폭발적인 관심을 받다가도, 시간이 흐를수록 잊히는 일이 부지기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지난해 인천의 한 맨홀에서 숨진 한 노동자의 이야기를 더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아내와 5명의 자녀를 둔 채 떠난 고인이 산재보험에 들지 않은 ‘1인 사업자’라는 점 때문에 명백한 산재였음에도 사망 보상이 어려웠고, 이 씨처럼 산재보험의 안전망에서 벗어난 1인 사업자가 99%가 넘는다는 구조적 문제를 짚었습니다. 똑같이 산재 사고가 발생해도 실제 산재 피해로 인정받는 비율이 2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현실에 ‘원정 재판’을 다니는 산재 피해자들, 수년 전 집중 조명됐던 ‘직업계고 실습생’ 산재 사고 이후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한 채 묵묵히 실습 현장으로 향하는 학생들의 실태도 다뤘습니다. 산재 사망사고가 가장 많은 건설업에 종사하는 전국의 여성 노동자들을 만나 잘 조명되지 않았던 그들만의 피해와 고충도 전했습니다. 저희가 집중한 사례들이 그동안 다뤘던 산재 보도에서 조금씩은 주목받지 못했던 사각지대를 다뤘다는 점을 좋게 평가해 주셨다는 점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함께 일하는 동료 조합원들이 선정한 수상작이라는 사실에 그 어느 상보다도 기쁩니다. 팩트&이슈팀장님의 적극적인 지원과 동료들의 도움, 시간을 갖고 충분히 취재할 수 있었던 환경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현장의 작은 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며 소중한 보도를 남길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하겠습니다.
(2) <계엄령 놀이> 단독 연속보도
강원영동지부 김형호, 이아라, 김종윤, 양성주 조합원



< 선정 이유 >
위 조합원은 고용 약자인 계약직 환경미화원들을 상대로 벌어진 가혹한 직장내 괴롭힘 사건을 심층 취재하여, 숨겨져 있던 인권 유린의 실태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해당 보도는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관련 부처의 신속한 대응을 이끌어내 피해자 구제와 가해자 처벌로 이어졌습니다.
권력감시와 약자 보호라는 공영방송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한 점을 높이 평가하여 이 상을 드립니다.
< 수상소감 >
“양양 말고 다른 지역에서 일자리를 구하면 어떨까?” 인터뷰 도중 피해 청년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가해자는 구속됐고, 대통령실의 지시로 수세에 몰린 양양군은 부랴부랴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조례’를 만든다는 둥, 변화는 있습니다. 그러나 가해자의 구속과 동시에 서른 살 청년의 일자리는 사라졌고, 그가 마주해야 할 지역의 차가운 시선은 청년이 감당하기에는 분명 버거운 상황입니다.
피해 청년이 언론을 통해 세상에 목소리를 낸 것을 후회하지 않도록, 앞으로 이런 사건이 또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 믿으며, 용기 낸 사람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겠습니다. 이번 기사의 빛나는 대목은 취재기자와 영상취재기자, 데스크와 네트워크팀장이 함께 밤늦게까지 고민하고 토론한 시간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따뜻한 시선을 가진 동료를 만난 건 큰 행운입니다. 이 기회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좋은 프로그램상
(1) <신인감독 김연경>
서울지부 권락희, 최윤영, 이재우 조합원


< 선정 이유 >
위 조합원은 <신인감독김연경>을 제작해 예능 프로그램이 다룰 수 있는 소재의 영역을 확장하고 ‘언더독의 반란’이라는 동시대의 서사를 가장 설득력이 있게 구현해 냈습니다.
척박한 배구 생태계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소외된 인재들이 다시 빛날 수 있는 무대를 정성껏 마련해준 제작진의 기획력과 연출력은 한국 스포츠 예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정점에서 내려와 신인의 길을 택한 김연경 감독의 진심과 편견에 맞서 승리를 쟁취한 원더독스의 반란을 진정성 있게 담아낸 제작진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며 이 상을 수여합니다.
< 수상소감 >
이번 수상은 단순히 프로그램의 완성도나 화제성을 넘어 이 프로그램이 방송을 통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남겼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평가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특별하고 신선한 영광으로 다가옵니다.
시사적으로 의미 있고 문제의식을 분명히 가진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은 가운데, 예능이라는 형식의 프로그램이 같은 선상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점은 제작자로서 큰 책임감을 느끼게 합니다. 웃음과 재미를 기본으로 하되 그 과정에서 어떤 태도를 보여주고 어떤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이번 수상은 분명한 기준을 제시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예능 PD이지만 늘 재미와 의미를 추구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시청자에게 작게나마 선한 영향력을 건넬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왔습니다.
이번 수상은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지 다시 되새기게 하는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재미와 의미, 대중성과 책임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예능이라는 장르가 사회와 어떤 방식으로 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질문을 던지는 제작자가 되겠습니다. 이번 수상의 의미를 잊지 않고 앞으로도 더 좋은 질문을 던지는 프로그램으로 보답하겠습니다.
(2) 생방송 빛나는 나의 도시 특별기획 <내 이름은 오일팔 어메>
광주지부 백재훈, 조은영 조합원


< 선정 이유 >
위 조합원은 생방송 <빛나는 나의 도시>의 연작 기획 <내 이름은 오일팔 어메>를 제작해 새로운 형식으로 5.18의 의미를 풀어냈습니다.
80년 5월부터 지금까지 민주화의 투사로서 삶을 살아오신 오월 어머니 14인 전원의 심층 인터뷰를 기록했으며, 단순 증언 방식에서 벗어나 ‘노래’라는 예술적 표현으로 한층 더 진한 몰입감을 선사했습니다.
<내 이름은 오일팔 어메>는 5.18을 직접 겪지 않은 미래 세대에게 오월의 어머니들이 남기는 기록의 유산이자, 못다 푼 슬픔을 예술로 승화하는 소중한 연결고리가 되어 줄 것입니다.
< 수상소감 >
사라져가는 지역의 본질을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달려온 생방송 <빛나는 나의 도시>가 어느덧 1년을 맞았습니다. 광주, 전남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기록하는 여정을 통해 제작진 역시 큰 보람과 행복을 느껴왔습니다.
특별기획 <내 이름은 오일팔 어메>는 그 연장선에서, 1980년 5월을 온몸으로 지나온 여성들의 시간을 다시 불러내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이름보다 ‘어메’로 불려야 했던 세월, 슬픔을 견디며 삶을 이어온 침묵의 시간, 그럼에도 지우지 않고 지켜 온 기억과 사랑을 담고자 했습니다.
45년이 흐른 지금도 오월은 현재진행형의 역사이며, 그 중심에는 여전히 조명되지 못한 수많은 삶이 존재합니다.
이번 작품에서 노래와 공연을 통해 역사의 중심에 서 있는 오월어머니들의 이름을 다시 부르고, 과거의 흔적이 오늘의 민주주의와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를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그 마음에 공감해 주신 것 같아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상은 기꺼이 자신의 이야기를 내어주신 어머님들, 그리고 그 기억을 함께 지켜온 모든 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또한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제작을 함께해 준 <빛나는 나의 도시> 스탭 모두의 마음이 담긴 상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지역의 역사와 사람의 삶을 깊이 있게 기록하며, 기억해야 할 가치를 끝까지 전하는 방송을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