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지역살리기, 지역방송은 예외인가?
– 152억 원이 7억 원으로 둔갑한 생색내기 지원 거부한다.
지역방송은 지역민의 목소리를 담고, 지역 권력을 감시하며, 지역의 여론을 형성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핵심 인프라다. 이번 6.3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지역 방송은 수도권의 이른바 중앙언론에서 관심에서 멀어져 있거나 일일이 다루지 못하는 자치단체장과 교육감, 지방의회 의원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 인물을 검증하고 지역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선거가 단지 정치인들의 유세장이 아니라 지역민의 공론장으로 기능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전국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비수도권에서 각 지역이 처한 사정이 다른 만큼 지역방송은 해당 지역의 눈과 귀, 입이 되어 지역에서 살아간다는 의미를 생생히 전달하고 지역에 꼭 필요한 정책을 이끌어내며 지역소멸을 막는 최후의 저지선이 되고 있다. 지역방송이 무너지면 지역 여론은 더욱 배제되고, 지역 권력 감시는 더 약해지며, 지역의 재난·생활 정보 전달망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지역방송의 위기는 곧 지역사회의 위기이며, 지역소멸을 재촉하는 또 하나의 신호다.
하지만 방미통위 확인 결과, 내년 방발기금 지역·중소방송 예산은 올해 54.6억 원에서 61.7억 원으로 겨우 7.1억 원 증액된 수준으로 정부안에 반영됐다. 방미통위 지역미디어정책과는 지난해 국회 통과 이후 기재부에 의해 최종 삭감됐던 152억 원의 복원을 요구했지만, 프로그램 제작지원 사업 10억 원 증액과 다른 내역 조정 끝에, 결과적으로 7.1억 원 증액에 그쳤다고 한다. 이는 지역방송이 요구해 온 152억 원 전액 복원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사실상 전액 삭감에 가까운 수준이다.
더구나 이 7억 원 남짓한 증액은 30여 개 지역·중소방송사에 나누면 한 곳당 2천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생존 위기에 내몰린 지역방송 현실을 생각하면 이는 지원이라기보다 생색내기이고, 대책이라기보다 눈속임이다. 누가 이를 진정한 지역방송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라 믿겠는가.
지역방송은 이런 생색내기 지원을 거부한다. 지역을 살리겠다는 약속이 진심이었다면, 지역방송 생존 예산을 이렇게 찔끔 쪼개기식으로 다룰 수는 없다. 겉으로는 지역방송을 위한다고 하지만, 결국 지역방송의 생존을 도외시하는 이러한 방미통위의 처사는 지역 공론장 전체에 대한 무지이자 무시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변명도, 검토도, 모색도 아니다. 지역방송 생존 예산의 실질적 복원과 책임 있는 집행만이 절실하다. 예산 확정은 연말 국회 심의까지 남아 있는 만큼, 정부와 국회는 지금부터라도 추가 증액 논의에 즉각 착수해야 하며, 하반기 새로 구성될 국회 과방위 역시 지역방송 생존 예산 확보에 분명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아울러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 구성도 달라져야 한다. 지역방송의 현실을 이해하고 지역 대표성을 갖춘 인사를 상임위원과 비상임위원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하며, 지역방송을 모르는 사람들이 지역방송 정책을 결정하는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지역을 살리겠다는 약속이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정책 결정 구조부터 지역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지역방송 현장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검토할 때가 아니라 당장 살려야 할 때이고, 모색할 때가 아니라 실행해야 할 때다. 국회와 기획예산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지역방송 생존 예산의 실질적 복원과 지역 대표성 있는 정책 결정 구조 마련에 즉각 나서라. 지역방송 종사자들이 지역민들과 함께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2026년 6월 9일
사단법인 지역방송협의회